불안감이란? 불안할 때, 공포와 불안 차이, 불안감 분야

불안감은 어떤 특정한 대상 없이도 막연하게 느낄 수 있는 정서적으로 불쾌한 상태나, 안도감이나 확신 등이 없는 상황에서의 심리 상태를 이야기한다. 공포와는 조금 다른데, 공포는 신체적이나 정신적으로 어떠한 분명한 위협을 인지했을 때 나타나는 것이고, 불안감은 안정이 되지 않은 심리 상태나 감정, 혹은 생물학적으로 어떤 위험이나 위협적인 존재가 나 자신을 위협하거나 피해를 줄 수 있는 가능성을 지각하면서도 그것을 확실하게 대처할 수는 없어, 불확실한 미래를 효과적으로 대처하거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인지하는 과정에서 오는 정서 상태를 말하기도 한다. 한밤중 누군가 내 집에 침입해서 그 범인을 직접 마주보았을 때 느껴지는 것은 공포이고, 수상한 발소리나 목소리 등이 들리는 것 같은 느낌은 불안이라고 볼 수 있겠다.

 

불안감 혹은 불안은 심리학적인 측면과 신경생리학적인 측면 모두에서, 이것이 건강한 불안감이라는 것을 전제로 하기는 하지만 안정감이나 행복감 등과 함께 인간, 동물이 살아가면서 꼭 필요한 감정이다. 특히나 신경생리학 측면에서 싸움-도주(경쟁-도피)반응처럼 동물들의 생존에서 정서적으로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는 데 있어 필수적인 감정인 것이다. 이러한 불안감은 네 가지의 분야로 나누어 조금씩 다르게 다룰 수 있는데, 실존주의, 신경과학, 정신분석학, 심리학에서 다루고 있는 그 의미들을 차례로 살펴보겠다.

 

실존주의에서 말하는 불안은 인간이 가진 근본적인 모순에서 발생하는 정신적인 현상이다. 이를 두고 키에르케고르는 유한과 무한, 시간과 영원성, 자유와 필연 등을 예로 들었고 하이데거가 말한 불안이란 현존재와 세계 사이에 존재하는 무의 자각에서 생겨난다고 하였다. 또, 사르트르는 즉자와 대자 사이에는 선험적인 무가 있고 그렇기 때문에 어떠한 주체는 존재와 비존재의 불일치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기 마련인데 그런 모순을 하나의 의식 속에서 통일시키려는 노력을 통해 인간이 자신의 실존, 즉 불일치에 불성실한 존재로 살아가야 할 때 이 불안감이 발생한다고 보았다. 실존주의에서 이들이 말하는 불안은 모두 단순 심리 현상이 아니라 인간의 존재의 불가피한 조건에 해당한다고 한다.

 

신경과학에서의 불안은 신체적인 반응을 주로 이야기한다. 어떠한 위험한 상황이나 위협적인 상황에서 느껴지는 공포라는 것은, 생존을 위해 그 상황에 맞서거나 회피할 수 있도록 근육의 긴장도를 높게 만들고 교감신경계와 부교감신경계의 흥분을 유발하여 현재 내가 처한 위협적인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신체적으로, 또 정신적으로 준비할 수 있게 하는 적응적 기능을 한다. 반면 불안은, 이러한 직접적인 위협적 상황에 처하지 않았을 때일지라도 염려나 긴장을 포함하여 정서적으로 불편함을 느끼는 것을 말한다.

 

정신 분석학에서는 1926년 프로이트가 불안을 위험에 대한 신호라고 여기며 분리 불안에서 이러한 불안이 야기된다고 주장하면서 이론을 구체화하였는데, 동시에 이러한 불안이나 공포는 인간이 가진 리비도가 좌절되어 성적인 욕구를 찾지 못해서 일어난다고 여겼다. 자존심과 자기 존중이 위협받을 때 느끼는 감정이 불안이라고 정의한 학자는 해리 스택 설리반인데, 프로이트는 불안한 감정을 피하기 위해 방어 기제가 작동된다고 주장하였고 설리반은 안전 작동이 작용한다고 보았다.

 

마지막으로 심리학에서는 어떤 특정한 대상에 대한 것이 아니라, 그저 막연하게 마음속으로부터 나타나는 정서적인 불쾌한 상태나, 혹은 안도감이나 확신을 느끼지 못하는 상태로 정의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불안감은 죽음이나 이별, 건강, 죄책감 같은 다양한 요인에 의해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심리학에서도 불안은 어떤 잠재적인 위협이나 위험을 벗어날 수 있는 심리적인 각성 상태를 제공한다고 보며(진화 심리학적 추측), 그 불안을 느끼는 개체가 더 안전한 행동을 추구하도록 만든다고 한다. 실제로 불안증을 가진 환자들은 예기치 못한 사고에 의해 사망하는 비율이 매우 낮다는 통계가 있다. 심리학에서는 HAM-A를 이용하여 개개인의 불안 상태를 측정할 수 있는데, 이 척도는 근심이나 긴장, 공포감, 불면, 신체적 불편함 등을 포함하는 14가지의 변수를 사용하여 불안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