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전염 4-조직에서의 감정 전염, 구성원의 감정 전염, 물결 효과

앞서 알아본 리더의 감정 전염 이외에도 구성원들 사이에서의 감정 전염도 존재한다. 특히 구성원들의 부정적인 감정은 서서히 잔잔하게 퍼지며 확산될 수 있다고 한다. 

 

1. 조직에서의 감정 전염

여기에서 Barade 교수의 또 다른 실험이 등장한다. 어떤 조직의 팀원 한 명이 일으킬 수 있는 감정의 전염이 그 연구 사례이다. 이 실험에서, 실험 주최 연구진은 실험 참가자들을 팀별로 나누고 연말 보너스에 대한 토론을 하도록 시킨 뒤 관찰하였다. 여기에서 참가자들의 역할은 직원들을 위해 보너스를 더 많이 받을 수 있도록 협상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이런 토론 과정 중, 훈련된 배우 한 명을 팀원 중 한 명으로 합류시켰고 이는 다른 참가자들에게는 비밀 사항이었다. 이것을 모른 채 토론이 진행되면서, 이 훈련 받은 배우는 한 팀에서는 긍정적인 감정을 표출하면서 즐거운 분위기를 조성하였고 다른 팀에서는 부정적인 감정만을 표출하는 것을 통해 우울한 분위기를 조성하게 된다. 긍정적인 분위기를 의도적으로 조성했던 팀에서는 다른 팀에 비해 협상을 하는 중에도 갈등 상황이 적게 발생하였고 서로 원활하게 협상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여기에서 특이한 점은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이 배우가 그런 긍정적 분위기를 조성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이것은, 참가자들이 팀원 중 한 명의 감정 표출로 인한 감정의 전염 효과를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말이 된다.

 

2. 물결 효과

 이로 보았을 때 구성원의 감정 전염 중 한 사람의 부정적인 감정이 점차 조직 전체로 확산되는 현상은 물결 효과로도 비유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팀원들은 리더에 비하여 감정 표현의 수위가 낮은 편이고 또 그만큼 문에 잘 드러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이들은 감정의 전염을 감지하는 것이 어려운 편이다. 하지만 부정적인 감정 표현 역시 잔잔한 물결처럼 널리 퍼지며 확산되고, 이는 팀 분위기 형성에 점차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예를 들면 부정적인 언행들(하기 싫다, 대충 해도 돼, 이건 안 될 것 같은데)을 자주 한다거나 항상 짜증스럽다거나 하는 무기력을 표출하는 조직 구성원은 본인도, 남들도 모르는 사이에 주변 동료나 그가 속한 팀 전체에 서서히 무기력증을 유발할 수 있고 또 팀의 도전 정신 같은 사기도 저하시킬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구성원들은 감정 전염 현상을 서로 인지하고 이해함으로써, 자신이 감정 전염에 영향을 받고 있는지, 혹은 남들에게 내 감정을 전염시키고 있지는 않은지 스스로 파악해 보고 알맞은 대응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본인 스스로 자신이 부정적인 감정을 잘못된 방향으로 표출하고 있는 건 아닌지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자세는 팀워크 향상과 더 나은 성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성찰이 될 것이다. 

 

3. 물결 효과 실험

이와 관련해 세필드 대학교의 심리학 교수인 피터 토터델의 연구가 있다. 처음에 그는, 간호사나 경찰 같은 교대 근무자의 일주일을 관찰하고 연구하면서 그들의 심리 상태가 근무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살펴보았다. 그런데 그런 연구 중, 근무자들의 기분이 서로 비슷한 주기로 변화하고, 그 감정 기복의 발생이 마치 한 사람 같다는 양상을 발견하게 되었다. 회계사나 경비원, 교사, 생산 근로자, 고객 서비스직 종사자나 운동 선수에게서도 이런 똑같은 현상이 관찰되었다. 크리켓 운동 같은 경우에는 경기 룰이 어렵고 또 경기 결과를 받기 위해서는 다른 운동 경기에 비하여 더 긴 시간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그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이 방식이 성가시거나 짜증을 유발할 수도 있는 운동이라는 점에서, 크리켓이 동료 관계의 기복을 측정하기 위한 적절한 환경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하여 어느 대회에서 맞붙게 된 두 프로팀 선수들에게 협조를 부탁하였고, 선수들에게 경기 도중 여러 시점에서 그들의 기분과 느낌을 기록해 달라고 요청하였다. 결과는 놀라웠는데, 앞선 예에서 본 간호사나 경찰들이 그랬듯이 어떤 한 시점에서 각 선수들이 느끼는 행복감은 경기가 잘 풀리는지, 팀에 유리하게 되고 있는지와는 상관없이 같은 팀 동료들의 행복감과 강력하게 연결되어 있었다고 한다.